어버이주일 예배 대표기도문
하나님 아버지, 계절의 문을 여시고 닫으시는 주님, 사람의 생애를 아침과 저녁으로 빚으시는 창조주를 찬양합니다. 오월의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고, 바람이 꽃잎을 다독이며 지나가는 이 주일에, 우리를 예배의 자리로 불러 주시니 감사합니다. 오늘 어버이주일로 예배드리며, 우리 삶의 첫 문을 열어 준 부모의 손길 뒤에 주님의 섭리가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한 사람의 생이 이 땅에 뿌리내리기까지, 말로 다 헤아릴 수 없는 인내와 눈물과 기도의 시간이 있었음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주님, 먼저 우리의 마음을 정직하게 비추어 주옵소서. 우리는 부모의 사랑을 ‘있어서 당연한 것’처럼 여기며 살았습니다. 어릴 적에는 품을 당연히 누렸고, 자라서는 수고를 당연히 여겼으며, 어른이 된 뒤에는 마음을 전하는 일을 뒤로 미루었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도, 쑥스러움과 자존심에 밀려 다시 삼켜졌고, 연락 한 통이 마음에 떠올랐다가도 바쁨이라는 핑계 속에 흩어졌습니다. 주님, 우리의 무딘 감사와 늦은 후회,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 침묵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부모의 마음을 다시 알게 하옵소서. 부모의 사랑은 때로는 뜨겁고 때로는 서툴렀으며, 어떤 날에는 자녀의 인생을 붙잡으려는 불안으로 굳어지기도 했습니다. 그 서툶 속에도 사랑이 있었고, 그 불안 속에도 보호하려는 마음이 있었음을 깨닫게 하옵소서. 우리가 부모를 향해 품었던 원망과 오해의 조각들을 주님의 은혜로 내려놓게 하시고, 십자가 아래에서 용서가 길이 되고, 이해가 다리가 되게 하옵소서. 우리의 기억을 새롭게 하셔서 상처의 기록이 아닌 은혜의 흔적을 더 많이 보게 하옵소서.
주님, 연로하신 부모님들을 주의 날개 아래 품어 주옵소서. 세월은 머리카락에 흰 눈을 내리고, 걸음에는 조심스러운 떨림을 남기며, 마음에는 말 못 할 고독을 심어 놓습니다. 주님, 그 고독한 틈새마다 주님의 평강을 채워 주옵소서. 병상에서 긴 밤을 보내는 부모님들께는 하늘의 위로를 더하여 주시고, 통증이 기도의 자리로 바뀌게 하옵소서. 홀로 식탁을 차리는 분들께는 주님이 친히 함께 앉아 주시는 동행의 은혜를 허락해 주옵소서. 눈이 흐려지고 귀가 어두워져도, 마음의 눈은 주님을 향해 더 맑아지게 하시고, 남은 날들이 두려움이 아니라 은혜의 결실이 되게 하옵소서.
주님, 지금 부모의 자리에서 가정을 지키는 이들을 기억하여 주옵소서. 하루의 피로를 어깨에 얹고도 자녀의 웃음 하나에 다시 힘을 내는 마음을 주님이 아십니다. 새벽에 먼저 일어나 도시락을 챙기고, 늦은 밤까지 아이의 미래를 염려하며 기도하는 부모들의 숨은 수고를 주께서 갚아 주옵소서. ‘잘 키워야 한다’는 압박 속에 자책하는 마음을 위로하시고,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주님 앞에서 회개하고 다시 시작하는 부모가 되게 하옵소서. 가정이 전쟁터가 아니라 피난처가 되게 하시고, 집 안의 말들이 날카로운 칼이 아니라 따뜻한 담요가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자녀 된 우리에게 새 마음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부모의 늙어감을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라,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가 손을 잡아 주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짧은 전화 한 통이 누군가의 하루를 살린다는 것을 알게 하시고, 작은 방문과 작은 선물이 아니라 ‘마음의 방문’이 먼저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부모의 말이 느리고 반복되어도, 그 안에 담긴 외로움과 사랑을 읽어내는 넓은 마음을 주옵소서. 효가 부담이 아니라 복의 길임을 알게 하시고, 공경이 체면이 아니라 예배의 열매가 되게 하옵소서.
주님, 가정의 결을 다시 고르게 하옵소서. 말하지 못한 오해가 쌓여 벽이 된 가정들, 상처가 누적되어 서로를 피하는 가정들, 사별과 이혼으로 자리 하나가 비어 더 시린 가정들, 한부모로 홀로 무게를 견디는 가정들, 조손가정으로 세대가 건너뛰어야 했던 가정들, 주님이 기억하여 주옵소서. “가족이니까 참아야 한다”는 말로 상처를 덮기보다, 주님의 진리 안에서 치유가 시작되게 하옵소서. 필요한 곳에는 용서가 흐르게 하시고, 필요한 곳에는 경계가 세워지게 하시며, 무엇보다 사랑이 다시 살아 움직이게 하옵소서.
하나님, 우리 교회가 어버이주일을 하루의 감상으로 끝내지 않게 하옵소서. ‘존중’이 말이 아니라 실천이 되게 하시고, 어르신들의 이름을 기억하며 찾아뵙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세대가 서로를 모르는 채 예배당을 오가는 공동체가 아니라, 어른의 믿음이 젊은이의 길이 되고, 젊은이의 섬김이 어른의 기쁨이 되는 가족 같은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어르신들의 신앙의 이야기가 박물관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의 교회를 지키는 등불이 되게 하옵소서.
주님, 이 나라에도 부모 세대를 향한 자비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옵소서. 노년의 가난과 고독이 개인의 책임으로만 남지 않게 하시고, 돌봄의 사각지대가 줄어들게 하옵소서. 가정이 해체되고 생명이 가벼워지는 시대에, 생명의 존엄이 다시 세워지고, 효가 낡은 미풍이 아니라 복된 길로 회복되게 하옵소서.
마지막으로, 오늘 말씀 전하시는 목사님께 성령의 기름 부으심을 더하여 주옵소서. 선포되는 말씀이 우리 마음의 굳은 땅을 갈아엎어, 감사의 씨앗이 자라게 하시고, 회복의 꽃이 피게 하옵소서. 오늘 예배가 끝난 뒤 우리의 발걸음이 가정으로, 부모에게로, 화해로 향하게 하옵소서. 우리가 늦기 전에 사랑을 말하게 하시고, 아직 손이 따뜻할 때 손을 잡게 하시며, 아직 목소리가 들릴 때 마음을 전하게 하옵소서.
우리의 생애를 지으시는 주님, 부모의 은혜를 통해 주님의 은혜를 배우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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