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첫째 주일 대표기도문

4월 첫째 주일 대표기도문 – "은총의 봄, 십자가의 길목에서"

만물의 숨결이 되시며 시간의 강줄기를 이끄시는 하나님 아버지,
묵정밭 같던 겨울의 시간이 물러가고, 생명의 입김이 땅을 적시는 사월의 아침,
봄빛처럼 고요히 임재하시는 주님 앞에 저희는 경외의 마음으로 엎드립니다.

당신의 손길은 겨울 속에서도 일하고 계셨고,
그 뿌리 깊은 침묵 속에 이미 새 생명의 비밀을 품고 계셨음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굳었던 땅이 갈라지고, 언 뿌리 끝에서 여린 순이 솟아오르듯
우리 영혼도 이 아침, 다시 깨어납니다.

사순절의 시간을 지나며, 우리는 주님의 십자가를 향해 걷고 있습니다.
그 길은 고요하되 무겁고, 아름다우나 피 흘린 자취가 선명한 길입니다.
주님의 고난은 단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 우리 안에서 여전히 역사하는 구속의 능력이며,
하루하루 다시 살아나야 하는 복음의 현재입니다.

그러나 주님, 저희는 이토록 깊은 사랑 앞에 여전히 자주 미혹됩니다.
세상의 번잡한 빛에 눈이 멀어 영원의 불빛을 잃기도 하고,
주님의 부르심보다 세속의 이익에 귀 기울이며 마음을 가볍게 흩뜨리기도 합니다.
이 시간, 우리의 허물과 방황을 십자가 아래 내려놓사오니
그 거룩한 보혈로 정결하게 씻어 주옵소서.

이 봄, 주님. 당신의 교회에 생명의 꽃망울을 피우소서.
가지마다 성령의 이슬이 맺히게 하시고, 부서와 기관마다 생동하는 부흥의 바람이 불게 하소서.
예배부에 성령의 감동을, 교육부에는 진리의 통찰을, 선교부에는 불붙는 열정을 허락하옵소서.
찬양대의 노래가 천상의 메아리처럼 울리고,
기도의 골방마다 부르짖음이 향기처럼 올라가게 하옵소서.

주일학교의 아이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그들의 심령은 아직 비옥한 밭과 같사오니,
복음의 씨앗이 깊이 심기고, 시간 속에서 자라나
훗날 믿음의 숲이 되어 많은 생명을 그늘지게 하옵소서.
가르치는 교사들에게는 사랑의 인내와 말씀의 권위를 더하시고,
그 손끝마다 천국을 새기는 능력을 허락하소서.

청년부를 위해 기도드립니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그들의 발걸음 위에
주의 말씀이 등불 되어 빛나게 하시고,
그들이 세상의 노랫소리에 휩쓸리지 않게 하시며
오직 복음의 선율을 따라 춤추게 하옵소서.
젊은 날의 열정이 주님의 나라와 의를 위하여 불타게 하시고,
그 손으로 시대를 일으키며, 그 가슴으로 민족을 품게 하소서.

우리의 담임목사님과 사역자들, 그리고 모든 직분자들에게
하늘의 기름을 부으시고, 은혜의 단비로 새롭게 하시며
하나님의 마음을 닮은 사명자들로 세워 주옵소서.
말씀을 대언할 때마다, 죽었던 심령이 살아나고
혼미한 영혼이 깨어나며, 공동체가 진리 안에서 정금처럼 단련되게 하옵소서.

이 예배가 시작부터 끝까지 주의 임재로 덮이게 하시며,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늘의 음성을 듣는 축복을 누리게 하소서.
지치고 상한 자들에게는 주님의 손이 위로가 되고,
갈급한 영혼에게는 하늘의 생수가 부어지게 하옵소서.

사월의 이 아침, 생명과 부활의 약속을 새기며
다시 십자가의 길을 걷는 자로, 부르심에 합당한 자로 살아가기를 결단합니다.
십자가를 통과한 이들이 부활의 노래를 부르듯,
우리 삶이 주님 안에서 찬란한 증언이 되게 하소서.

모든 것,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